강아지 췌장염 치료, Fuzapladib 적용 증례와 최신 연구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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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개) 췌장염 치료, Fuzapladib 적용 증례와 최신 연구 분석
경기동물의료원 안영훈 수의사
강아지에서 췌장염은 비교적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소화기 질환 중 하나입니다.
췌장은 음식물의 소화를 돕는 효소를 분비하는 장기인데, 여러 원인에 의해 췌장에 염증이 발생하면 이를 췌장염이라고 합니다. 특히 급성 췌장염은 갑작스럽게 발생하여 구토, 식욕부진, 기력저하,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탈수, 전신 염증반응, 쇼크, 다장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합니다.
췌장염의 원인
췌장염의 원인은 한 가지로 단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 고지방 음식 섭취
- 비만
- 고중성지방혈증
- 내분비 질환
- 특정 약물
- 품종적 소인 등이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진료에서는 뚜렷한 원인을 찾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췌장염이 의심되는 환자에서는 보호자분이 보신 증상, 신체검사, 혈액검사, 췌장 특이 검사, 복부 초음파 등을 종합해 평가하게 됩니다.
췌장염의 치료
기존의 급성 췌장염 치료는 주로 대증치료와 보조치료가 중심이었습니다.
- 탈수와 순환 상태를 교정하기 위한 수액치료,
- 구토와 오심을 줄이기 위한 항구토제,
- 통증 조절을 위한 진통제,
- 전해질 불균형 교정,
- 영양 관리가 기본입니다.
췌장염 환자는 통증과 오심 때문에 식욕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1. 환자의 상태에 따라 조기 영양 공급과 저지방 식이 관리도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2. 또한 당뇨병, 고지혈증, 담도계 질환 등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 이를 함께 관리해야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최근 치료 방법에 대하여
최근에는 이러한 대증치료에 더해, 췌장염의 염증 과정 자체를 겨냥하는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fuzapladib입니다.
Fuzapladib은 LFA-1 activation inhibitor로, 염증 부위로 중성구가 달라붙고 이동하는 과정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집니다. 급성 췌장염에서는 췌장 내 염증반응이 증폭되면서 질환이 악화될 수 있는데, fuzapladib은 이러한 염증 세포 이동 과정에 관여함으로써 췌장염의 진행과 전신 염증반응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Fuzapladib 관련 임상 연구 소개

<Journal of Veterinary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다기관 임상 연구>
Fuzapladib에 대해 가장 주목할 만한 연구 중 하나는 2023년 Journal of Veterinary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다기관 임상 연구입니다. 이 논문은 급성 췌장염이 의심되는 개에서 fuzapladib을 투여했을 때의 안전성과 임상 증상 개선 효과를 평가한 연구입니다.
논문의 제목은 “Fuzapladib in a randomized controlled multicenter masked study in dogs with presumptive acute onset pancreatitis”입니다. 연구는 미국 내 11개 병원에서 진행되었고, 무작위 배정, 눈가림, 위약 대조 방식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즉, fuzapladib을 투여한 군과 위약을 투여한 군을 비교하여 실제 임상 증상 개선에 차이가 있는지 평가한 연구입니다.

<본 연구의 환자 선별 및 분석 과정. 총 77마리가 평가되었고, 이 중 61마리가 안전성 평가에 포함되었으며, 최종적으로 35마리가 임상 효과 분석에 포함되었다.>
연구에 포함된 환자는 급성 췌장염이 의심되는 강아지(개)들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구토, 식욕부진, 복통, 기력저하, 설사, 탈수 등 췌장염과 관련된 임상 증상 중 2가지 이상을 보이고, 혈청 cPLI 수치가 400 μg/L 이상인 경우가 포함되었습니다. 다만 모든 환자에서 조직검사로 췌장염을 확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논문에서도 “presumptive acute onset pancreatitis”, 즉 급성 췌장염 추정 환자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 fuzapladib은 0.4 mg/kg 용량으로 하루 1회, 3일간 정맥 투여되었습니다. 위약군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위약을 투여받았습니다. 중요한 점은 두 군 모두 췌장염에 대한 기본적인 표준 치료를 함께 받았다는 것입니다. 표준 치료에는 수액치료, 항구토제, 진통제, 영양 관리, 전해질 교정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연구는 fuzapladib이 기존 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 연구라기보다는, 기존 표준 치료에 fuzapladib을 추가했을 때 임상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는지를 평가한 연구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연구의 주요 평가 지표는 MCAI, 즉 modified clinical activity index였습니다. MCAI는 췌장염 환자에서 실제 임상적으로 중요한 증상들을 점수화한 지표입니다. 활동성, 식욕, 구토, 앞쪽 복부 통증, 탈수, 대변 상태, 혈변 여부 등을 평가하여 점수로 환산합니다. 점수가 높을수록 임상 증상이 심한 상태를 의미하고, 치료 후 점수가 감소할수록 임상적으로 호전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MCAI 점수 체계. 활동성, 식욕, 구토, 복통, 탈수, 대변 상태, 혈변 여부를 바탕으로 췌장염 환자의 임상 증상 변화를 평가한다.>
연구 결과, fuzapladib 투여군은 위약군에 비해 MCAI 점수의 감소 폭이 더 컸습니다. 치료 전인 Day 0에서 fuzapladib군의 평균 MCAI 점수는 8.6점, 위약군은 7.7점으로 두 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3일간의 치료 후 Day 3에서 MCAI 점수 변화량을 비교했을 때, fuzapladib군은 평균 7.8점 감소했고, 위약군은 평균 5.7점 감소했습니다. 이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했습니다.

<치료 기간 동안 MCAI 점수 변화. Fuzapladib 투여군과 위약군 모두 호전을 보였으나, fuzapladib 투여군에서 더 큰 폭의 점수 감소가 관찰되었다.>
다만 모든 검사 지표에서 fuzapladib군이 위약군보다 우수했던 것은 아닙니다. 연구에서는 cPLI, CRP, cytokine과 같은 혈액 지표도 함께 평가했지만, 이들 지표에서는 두 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즉, fuzapladib은 이 연구에서 임상 증상 점수 개선에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지만, 췌장염 관련 혈액 수치나 염증 지표를 단기간에 뚜렷하게 더 개선시키는 결과까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CAPCSI, cPLI, CRP, cytokine 변화 비교. 임상 점수에서는 fuzapladib군의 개선이 확인되었으나, cPLI, CRP, cytokine 등 일부 혈액 지표에서는 두 군 간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fuzapladib은 전반적으로 잘 견딘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연구 기간 중 이상반응은 fuzapladib군과 위약군 모두에서 관찰되었지만, 연구진은 관찰된 이상반응들이 fuzapladib 투여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으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췌장염 환자 자체가 구토, 식욕부진, 탈수, 호흡기 합병증, 동반 질환 등을 보일 수 있는 환자군이기 때문에, 실제 임상에서는 환자 상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연구의 의미는 fuzapladib이 급성 췌장염 환자에서 기존의 대증치료와 함께 사용했을 때 임상 증상 개선을 도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급성 췌장염은 지금까지 수액, 진통, 항구토, 영양 관리 등 보조치료가 치료의 중심이었는데, fuzapladib은 중성구의 이동과 부착에 관여하는 LFA-1 경로를 억제함으로써 췌장염의 염증 과정 자체를 겨냥한다는 점에서 기존 치료와 다른 접근법을 가집니다.
정리하면, fuzapladib은 급성 췌장염 치료에서 기존 대증치료를 대체하는 약이라기보다는, 췌장염의 염증 병태생리를 고려하여 표준 치료에 추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옵션입니다. 특히 구토, 식욕부진, 복통, 기력저하 등 임상 증상이 뚜렷한 환자에서 치료 선택지를 넓혀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Case 소개
이 환자는 본원에서 척수공동증(Syringomyelia), 추간판 질환(Intervertebral Disc Disease, IVDD), 각막염(Keratitis)에 대해 장기적인 치료와 관리를 받고 있는 강아지입니다.
6월 7일
6월 7일에 식욕 부진 및 잠을 자지 못하고 켁켁거리는 증상으로 내원했습니다. 구토 등 소화기 증상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증상의 원인에 대해 감별하고자 신체 검사, 혈액 검사 및 영상 검사를 진행하였고, 신체 검사상 탈수 소견 및 수축기 혈압이 70mmHg로 확인되었습니다. 그에 따라 Hypovolemic Shock에 준해 H/S 수액을 15ml/kg로 30분간 Bolus하였고, 수액 처치 및 승압 처치를 진행하였습니다. 처치 진행 4시간 후 혈압이 130대로 유지되어 승압 처치는 중단하였습니다.
혈액검사




혈액 검사상에서 백혈구 수치가 높게 측정되어서 만성 염증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었으며, cPL 수치도 375로 Gray zone이지만 높게 측정되어서 췌장염 병발 또한 의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후술하겠지만 이후 재검 상에서 cPL 수치가 측정 불가 수준으로 높게 측정되어서 금일 검사 결과는 초기 췌장염에 의한 것으로 우선 고려됩니다. 또, proBNP 수치도 높게 확인되어서 심장병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되어 흉부 방사선 검사 및 심장 초음파 검사도 진행했습니다. 심장 초음파 상에서도 유의미한 심장병 증거들이 확인되었으며 흉부 방사선 검사상 폐침윤으로 의심되는 소견도 확인되었습니다.
26.06.08~14 입원 치료
소화기 증상, 식욕, 폐침윤 정도 등을 모니터링 하며 췌장염에 준해 수액 처치, 내복약 복약, 주사 처치(항생제, 항구토제, 위장관 보호제) 등의 일반적인 입원 처치를 진행했습니다. 일반적인 처치에도 소화기 증상은 보이지 않았으나 cPL 수치는 점점 상승하는 추세였으며, 체온 조절이 원활히 되지 않았고, 식욕도 큰 회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 심장병으로 인해 공격적인 수액 처치도 어려웠기 때문에 6월 10일부터 4일간 Fuzapladib을 0.4mg/kg IV 투여를 추가했습니다.
cPL 수치가 워낙 상승 추세였어서 6월 12일까지는 측정 불가로 높게 나왔으나, Fuzapladib 처치 4일차인 6월 13일부터 감소세로 전환되었습니다. 또, 퇴원의 가장 중요한 지표인 환자의 기력도 많이 회복되었으며 식욕 또한 매 끼니 자발적으로 먹을 정도로 회복되었습니다. 그에 따라 6월 14일부터 통원 치료로 전환했습니다. 내복약은 심장약, 소염제, 항구토제, 위장관보호제, 췌장 효소제를 처방했습니다.
26.06.21
재진 시 기력 및 식욕이 완전 회복되었으며, cPL 수치도 한 주 전 대비 뚜렷한 하락세가 확인되어서 내복약을 2주 추가 처방한 후 췌장염에 대해 잠정 치료 종료하였습니다.
종합하면
물론 췌장염에 대해 기본적인 처치는 기존의 대증치료와 보조치료가 가장 중요합니다. 즉, 탈수와 순환 상태를 교정하기 위한 수액치료, 구토와 오심을 줄이기 위한 항구토제, 통증 조절을 위한 진통제, 전해질 불균형 교정, 영양 관리가 가장 기본입니다.
그러나 본 케이스처럼 췌장염에 대한 기본 처치를 진행했음에도 증상 개선이 뚜렷하지 않은 환자, 특히, 심장병 등으로 공격적인 수액 처치가 불가한 환자나 상태가 중증인 환자에서 Fuzapladib의 적용은 보조적인 처치로서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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