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헤어볼 토와 변비 뒤에 숨어있던 만성 장병증(L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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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헤어볼 토와 변비 뒤에 숨어있던 만성 장병증(LPE)
경기동물의료원 이광섭 내과 과장
이번 주제는 고양이 만성 장질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이 글은 2023년 ACVIM consensus에 나온 LPE vs LGITL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고양이 만성 장질환에서, 가장 많이 부딪히는 문제 중 하나는
- 이게 단순 염증인가,
- 아니면 이미 림프종인가?
라는 질문입니다.
특히 림프형질세포성 장염(Lymphoplasmacytic enteritis, LPE)과 저등급 장관 T세포 림프종(Low-grade intestinal T-cell lymphoma, LGITL)은 실제 임상에서 증상, 영상, 혈액검사, 심지어 조직병리까지 서로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에 감별이 매우 어렵습니다.
최근에는 이 둘을 완전히 별개의 질환이라기보다는, 만성 염증이 지속되며 종양성 변화로 이어지는 하나의 연속선상(spectrum)으로 이해하려는 시각도 강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고양이에서 만성 장질환(CE, chronic enteropathy)은 노령묘에서 매우 흔하며, 지난 수십 년간 진단 빈도 또한 증가해왔습니다. 문제는 LPE와 LGITL이 임상적으로 너무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두 질환 모두 체중 감소, 구토, 식욕 변화, 무기력 등의 비특이적인 증상을 보이며, 의외로 설사는 흔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상당한 장 질환이 존재함에도 설사가 전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보호자는 단순히 살이 빠진다, 예전보다 기운이 없다 정도로만 인지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척추 주변 근육소실이 매우 중요한 초기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LPE와 LGITL을 완전히 다른 질환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상당수 LGITL 증례에서 동반 염증성 병변이 존재하며, 이전에 LPE 병력이 있었던 경우도 흔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지속적인 항원 자극과 만성 염증 환경이 결국 림프구의 클론성 증식을 유도하고, 일부 개체에서는 종양성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LGITL 환자의 최대 60%에서는 동일 장기 또는 다른 위장관 부위에서 염증성 병변이 함께 확인됩니다.
임상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현재까지도 LPE와 LGITL을 완벽하게 구별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검사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이 질환을 어렵게 만드는 핵심입니다. CBC, chemistry, 초음파, 코발라민 농도, 조직병리, 면역조직화학, PARR(clonality test)까지 모두 종합해야 하며, 심지어 그렇게 해도 애매한 증례는 남습니다.
혈액검사에서도 완벽한 바이오마커는 없습니다. 다만 몇 가지 경향성은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저코발라민혈증입니다. 코발라민은 회장에서 흡수되기 때문에, 회장 침범이 흔한 LGITL에서 더 자주 감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LGITL 고양이들이 LPE보다 유의하게 낮은 코발라민 농도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정상 코발라민이라고 해서 질환이 배제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초음파 역시 매우 중요한 검사이지만, 한계가 명확합니다. 흔히 보는 muscularis layer 비후, diffuse intestinal thickening, mesenteric lymphadenopathy 모두 LGITL과 LPE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납니다. 일반적으로 LGITL에서 muscularis propria가 더 두꺼운 경향은 있지만, 정상묘와도 상당 부분 겹칩니다. 심지어 조직검사상 명확한 LGITL이 확인된 고양이에서도 초음파가 거의 정상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초음파가 별거 없으니 큰 병은 아닐 것이다라는 접근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결국 최종 진단의 핵심은 조직병리입니다. 현재 기준으로는 intestinal biopsy가 gold standard입니다. 여기서도 중요한 논쟁이 존재하는데, 내시경 점막 생검만으로 충분한가 아니면 전층(full-thickness) 생검이 필요한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LPE와 LGITL을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두 질환 모두 기본적으로 점막 질환(mucosal disease)이라는 점입니다. 즉, 병변의 시작점이 장벽 전체(transmural)가 아니라, 장 점막 내의 고유판(lamina propria)에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고유판(lamina propria)은 장 점막 안에서 상피 바로 아래에 위치하는 느슨한 결합조직 층으로, 정상적으로도 림프구와 면역세포가 많이 존재하는 공간입니다. 장관은 외부 항원과 끊임없이 접촉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원래부터 장 점막에는 매우 활발한 면역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문제는 만성 항원 자극이나 면역 조절 이상이 발생하면, 이 고유판 안으로 림프구와 형질세포가 과도하게 침윤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LPE에서는 이 침윤이 비교적 염증성 양상을 보입니다. 즉, 다양한 림프구와 형질세포가 섞여 있는 polymorphic infiltration 형태로 고유판 안에 퍼집니다. 반면 LGITL에서는 보다 단조로운(monomorphic) 작은 T세포들이 고유판과 상피를 따라 침윤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둘 다 결국 시작 위치는 점막의 고유판이라는 것입니다.
이 개념이 왜 중요하냐면, 바로 생검 방법 선택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림프종이니까 전층 생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개복을 통해 장벽 전체를 떼어내는 수술적 생검이 gold standard처럼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이후 연구들을 통해, 실제 LPE와 LGITL의 핵심 병변은 대부분 점막, 특히 lamina propria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즉, 진단에 필요한 핵심 정보는 이미 점막 안에 들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충분히 질 좋은 점막 생검만 확보된다면 내시경 생검만으로도 진단 가능하다는 방향으로 개념이 바뀌고 있습니다. 실제로 내시경으로 채취하는 것은 장벽의 가장 안쪽 층인 점막(mucosa)인데, 병변 자체가 원래 거기에 존재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LGITL이 특히 공장(jejunum)을 매우 흔하게 침범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내시경은 십이지장과 회장 접근은 비교적 가능하지만, 중간 공장(mid jejunum) 영역까지 안정적으로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즉, 병변은 공장에 있는데 내시경으로는 그 부위를 못 찍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문제는 샘플의 질입니다. 단순히 점막을 떼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깊이와 방향성을 가진 점막이 필요합니다.
즉, 점막 생검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고유판이 충분히 포함된 양질의 점막 생검이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전층 생검도 무조건 우월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wedge biopsy를 잘못 뜨면 정작 점막은 손상되고 muscularis만 두껍게 포함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큰 조직처럼 보여도 실제 병리학자가 평가 가능한 mucosa는 매우 적은 경우가 생깁니다.
정리하면 핵심은, LPE와 LGITL은 둘 다 점막의 lamina propria disease이며, 진단의 핵심 병변은 이미 점막 안에 존재한다. 따라서 충분한 질의 mucosal biopsy만 확보된다면 내시경 생검만으로도 진단 가능합니다. 그러나 LGITL이 흔히 침범하는 공장 접근의 한계, 그리고 샘플 질 문제 때문에 실제 임상에서는 여전히 내시경과 전층 생검 사이의 논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조직학적으로 LPE는 다양한 림프구와 형질세포가 섞인 polymorphic infiltration을 보이는 반면, LGITL은 보다 monomorphic한 작은 T세포 침윤과 epitheliotropism을 특징으로 합니다. 임상적으로 자주 오해되는 검사 중 하나가 바로 PARR입니다. 많은 보호자들이 클론성이 나왔으니 무조건 암이다라고 이해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만성 염증 자체도 특정 림프구 clone의 expansion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clonality ≠ malignancy입니다. 따라서 PARR 단독으로 진단을 내리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반드시 조직학 및 면역조직화학 결과와 함께 해석해야 합니다. 실제로 사람 의학에서도 clonality는 단독 진단 기준으로 사용되지 않습니다.
결론은 명확합니다.
LPE와 LGITL은 완전히 분리된 두 질환이라기보다는, 일부에서는 연속선상에 존재할 가능성이 높으며, 단 하나의 검사로 명확하게 구분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임상 증상, 혈액검사, 초음파, 조직병리, 면역조직화학, 클론성 검사까지 모두 통합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만성 체중 감소와 구토를 보이는 노령묘에서 단순 장염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자~! 이제 케이스입니다"

5살의 노르웨이숲 고양이 한 마리가 식욕부진으로 내원했습니다.
보호자 말씀으로는 어릴 때부터 유독 구토가 잦았고, 한 달에 2~3회 정도 헤어볼 토를 반복했다고 했습니다. 간헐적인 혈토와 혈변도 있었으며, 변 상태 역시 정상보다는 만성 변비에 가까웠습니다. 사실 보호자 입장에서는 예민한 위를 가진 아이 정도로 생각하기 쉬운 병력이었지만, 돌이켜보면 이미 아주 오래전부터 만성 장병증(chronic enteropathy)의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셈입니다.
내원 당시 환자는 매우 마른 상태였고(BCS 3/9), 점막은 심하게 창백했습니다. HCT는 7.7%까지 감소해 있었으며, regenerative anemia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 외 혈액검사상 큰 특이적인 소견은 없었습니다.
복부 초음파상, 위 체부(body) dorsal 부위에서 diffuse한 벽 비후가 확인되었고, 두께는 최대 11.5 mm까지 증가해 있었습니다. 더 문제였던 것은 wall layering이 거의 소실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주변 gastric 및 pancreaticoduodenal lymph node 역시 비대되어 있었고, 복강 내 소량의 free fluid도 확인되었습니다.
사실 초음파에서 wall layering loss는 임상가 입장에서 굉장히 긴장되는 소견입니다.
특히 고양이 위벽에서 layering이 소실되고 주변 림프절 비대까지 동반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감별진단은 malignant infiltrative tumor입니다. 실제 영상 판독에서도 malignant tumor가 1st differential로 제시되었고, 탐색적 개복을 통한 전층 생검까지 권고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환자의 전체적인 상태를 먼저 안정화시키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당시 빈혈은 regenerative pattern이었고 용혈 소견은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 병변에서의 만성 출혈로 인한 빈혈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았습니다. 실제로 지속적인 혈토 병력과 severe gastric lesion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선 2회의 수혈을 진행하였고, 동시에 위산분비억제제, 알마겔을 이용한 점막 보호, 그리고 tranexamic acid를 통한 출혈 억제를 시행했습니다. 다행히 이후 HCT가 더 이상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고 유지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고민은 어떤 방식으로 조직검사를 할 것인가였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당시 저는 내시경보다는 전층 생검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위벽 layering 자체가 거의 무너져 있었고, 영상적으로는 infiltrative neoplasia를 강하게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보호자분은 exploratory laparotomy 자체를 매우 부담스러워하셨고, 가능하다면 내시경 점막 생검만으로 진단을 원하셨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바로 여기서 최근 LPE와 LGITL의 개념 변화가 실제 임상에 연결된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든, 최근 연구들은 LPE와 LGITL 모두 핵심 병변이 점막의 lamina propria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충분히 질 좋은 mucosal biopsy만 확보된다면 내시경 생검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jejunum 접근의 한계와 샘플 질 문제 때문에 아직 논쟁은 존재하지만, 최소한 무조건 배를 열어야만 진단 가능하다는 시대는 아닙니다.
결국 보호자와 상의 후 내시경을 진행하였습니다. 위 안에는 상당히 심한 위벽 비후 및 출혈, 궤양, 섬유화 등의 소견이 관찰되었습니다. 최대한 여러부위에서 쌤플을 채취하였고, 조직검사 의뢰하였습니다.

조직검사 결과는 예상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결과는 low-grade lymphoma가 아니라, lymphoplasmacytic enteritis(LPE)였습니다.

사실 당시 영상만 놓고 보면 대부분은 malignant infiltrative disease를 먼저 생각했을 것입니다. 저 역시 large cell lymphoma나 다른 악성 위종양 가능성을 우선순위 ddx에 생각하고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severe inflammatory lesion이었던 것입니다.
이후 prednisolone(PDS) 치료와 함께 식이 관리를 시작하였습니다. 여기서 사용한 식이가 2024년 최근 출시된 Royal Canin Gastrointestinal Hydrolyzed Protein 제품입니다.

이 제품은 현재 저희 병원에서도 처방 및 판매 중인 사료입니다. 단순한 GI diet가 아니라, hydrolyzed protein 기반의 hypoallergenic 기능과 gastrointestinal support를 동시에 갖춘 MULTI 사료 처방식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즉, 장관 내 면역 자극을 최소화하면서도 소화기 안정성을 함께 도와주는 컨셉의 식이입니다.
실제로 2024년 미국 VMAX 수의 컨퍼런스에 참석했을 당시, “Bowl before biopsy”라는 세션에서 chronic enteropathy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직검사 이전 식이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해당 세션에서는 일부 LPE 환자들이 이와 같은 hydrolyzed GI diet만으로도 임상 증상과 장관 염증 조절에 성공한 사례들이 소개되었고, 만성 장병증 관리에서 식이가 단순 보조요법이 아니라 핵심 치료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무튼, PDS(0.5mpk bid) 와 함께 이 사료를 처방하였고, 2주뒤 재진을 잡았습니다. 2주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불과 2주 후 재검에서 위벽은 거의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어 있었습니다. 이전에 11.5 mm까지 비후되고 layering이 무너졌던 위벽이 현저히 정상화되었고,


식욕과 활력 역시 매우 좋아졌습니다. 무엇보다 보호자님이 가장 놀라셨던 부분은, 평생 변비처럼 지내던 아이가 정상변을 보기 시작했다는 점이었습니다. 현재는 prednisolone tapering 중임에도 재발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사실상 식이 자체가 매우 중요한 치료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남습니다.
"이 환자가 정말 순수 LPE일까?"
사실 LPE와 LGITL은 완전히 분리된 질환이라기보다는 하나의 spectrum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LGITL 역시 prednisolone과 chlorambucil 기반 치료를 하고, severe LPE에서도 chlorambucil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치료 자체가 상당 부분 겹칩니다.
하지만 이 환자는 몇 가지 점에서 LPE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됩니다. 조직검사에서도 LPE라고 나왔기도 했고, 우선 나이가 5살입니다. 최근 연구들에서는 8세 이하 고양이에서 LGITL은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PDS와 식이만으로 단기간 내 위벽이 극적으로 정상화된 점 역시 inflammatory lesion에 더 부합합니다. 만약 aggressive lymphoma였다면 이렇게 빠른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개념상 LPE는 일부 환자에서 chronic antigenic stimulation과 함께 LGITL로 진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염증이네, 다행이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리와 식이 조절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케이스는 여러 가지 중요한 교훈을 남겼습니다.
첫째, 고양이 만성 장병증은 반드시 설사로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만성 구토와 변비만 반복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ACVIM consensus 내용중 “고양이에서 만성 장병증의 임상 양상은 설사가 주된 증상이 아니다. 다른 흔한 임상 증상으로는 체중 감소, 무기력, 식욕 저하, 다식, 구토가 있으며, 드물게 변비가 나타난다” 라고 언급됨. )
둘째, 헤어볼 토를 자주 한다는 것을 너무 쉽게 넘기면 안 됩니다.

위 논문에 따르면, 정상적인 단모종 고양이에서 헤어볼 토는 1년에 1~2회 정도(장모종 3~4회/년)가 일반적입니다. 반복적인 헤어볼 토는 실제로는 underlying chronic enteropathy의 표현형일 수 있습니다.
셋째, wall layering loss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악성 종양은 아닙니다.
물론 반드시 aggressive lesion을 우선적으로 의심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severe inflammatory gastritis 역시 충분히 이런 영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릴 때부터 입맛이 까다롭고 자주 구토하는 고양이에서는 저알러지 식이를 통한 치료적 진단을 반드시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환자들이, 장기간의 면역 자극만 줄여줘도 극적으로 좋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케이스는 몇 가지 중요한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정리하면, 고양이 만성 장병증은 반드시 설사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만성 구토, 헤어볼 토, 변비, 까다로운 식습관처럼 너무 익숙해서 질병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형태로 오랫동안 진행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영상에서 wall layering loss가 보인다고 해서 반드시 악성 종양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심한 염증성 질환 역시 충분히 이런 영상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매우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chronic enteropathy 관리에서 식이의 역할은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특히 어릴 때부터 반복적인 구토나 예민한 위장 증상을 보이는 환자라면, 단순 기호성 문제가 아니라 장관 면역 반응 자체의 문제일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이런 환자들에서는 hydrolyzed diet를 이용한 치료적 접근이 예상보다 큰 변화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흥미로운 증례들 자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경기동물의료원 이광섭 수의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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